야구
[IS 잠실 스타] '6안타 중 3홈런, 장타율 1.000의 거포' LG 이성우가 끝냈다
LG 이성우(39)는 수비형 포수로 알려져 있다. 즉, 공격력이 약하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번 시즌 공격 효율성만 놓고 보면 '거포형 포수'다. LG는 11일 잠실에서 열린 SK와 더블헤더(DH) 2차전에서 3-3으로 맞선 7회 이성우의 결승 솔로 홈런에 힘입어 4-3 승리했다. DH 1차전에서 7회 라모스의 결승포로 3-1로 이긴 LG는 더블헤더 두 경기를 모두 잡았다. 올 시즌 두 차례 가진 더블헤더를 모두 싹쓸이했다. LG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포수로 출장한 유강남의 체력 안배를 위해, 2차전에 이성우를 8번 타자·포수로 기용했다. "더블헤더 시 포수가 가장 힘든 포지션이다"며 포수 박재욱을 특별 엔트리에 넣었지만, 경험에서 앞선 이성우를 중용한 것이다. 앞선 두 타석 모두 볼넷을 출루한 그는 3-3으로 맞선 7회 선두타자로 나서 정영일의 약 129㎞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담장을 살짝 넘겼다. 비거리는 106.1m. SK에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지만, 원심(홈런 인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성우의 이번 시즌 세 번째 홈런이다. 이미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1개)을 경신한 그는 시즌 홈런을 3개까지 늘렸다. 더욱더 놀라운 점은 홈런 생산력이다. 이날까지 총 18타석에서 홈런 3개(총 6안타)를 뽑아냈다. 2루타와 3루타는 단 하나도 없는데, 타구만 담장 밖으로 세 차례 날려 보낸 것이다. 총 6안타 중 단타 3개를 제외한 나머지 3개는 모두 홈런이다. 5월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개인 첫 만루 홈런을 기록했고, 5월 30일 KIA전에선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종전 1개)을 경신하는 시즌 2호 홈런을 뽑아냈다. 올해 장타율은 무려 1.000이다. 지난해까지 개인 통산 장타율은 고작 0.274였으니 이를 훨씬 상회한다. 가장 의미 있는 점은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포였다. 앞서 두 차례 홈런은 팀이 크게 이기거나, 뒤져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나왔다. 류중일 LG 감독은 이성우의 홈런포에 흐뭇하게 웃으면서도 "중요한 순간에 터지면 더욱 좋을 텐데"라고 했는데, 이날 더블헤더 2차전에서 이를 보여줬다. 이성우는 2018년 SK의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전력분석원 제의를 받자 현역 연장 의지 속에 팀을 떠났다. LG가 내민 손을 붙잡은 그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뛰고 있다. 그리고 LG에서 유니폼을 벗었더라면 남길 수 없었던 특별한 추억을 하나씩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 6월 21일 잠실 KIA전 무사 1, 2루에선 데뷔 첫 끝내기 안타(2루타) 올해 5월 27일 대전 한화전 개인 첫 만루포에 이어 팀의 승리를 이끄는 결승타를 홈런으로 기록하는 특별한 추억을 추가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0.06.11 21:33